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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자의 시각] 사료업체에 뿔난 어느 육우농가의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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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육우농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기가 기르고 있는 육우가 사료를 교체한 이후 거의 사료를 먹지 않아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는 것이다. 분명 사료에 문제가 있으니 농장을 방문해 자기의 억울한 사정을 들어달라고 했다.

 

참으로 난감했다. 한우를 다루는 신문인데 육우를 다뤄달라니 처음에는 뭔가 번지수를 잘못 짚은게 아닌가 하고 의아해했다. 우리는 한우를 다루는 전문지라며 발뺌하려 해도 한우와 육우는 상호보완적인 산업이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는 사람의 소개로 전화를 했으니 꼭 자기의 하소연을 들어달라고 했다. 한우신문의 전신이 ‘낙농육우신문’이었다는 원죄(?) 때문이라도 우리는 그의 억울함을 들어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우리는 그의 농장이 있는 경기 안성에 9시 30분경 도착했다. 작업복 차림의 그가 우리를 맞으며 대뜸 스마트폰에 저장된 동영상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두 무리의 육우가 사료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무리의 육우는 사료를 잘 먹는데, 다른 한 무리의 육우는 사료를 거의 먹지 않고 코만 킁킁거리고 있었다. 잘 먹는 사료는 기존에 거래해왔던 A업체의 사료요, 코만 킁킁거리고 거의 먹지 않는 사료는 B업체의 사료라고 했다. A업체와 B업체 모두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회사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소가 먹지 않는 사료를 생산해 낼 B업체가 아니다. 그런데 왜 육우가 사료를 잘 먹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 역시 소를 사육하는 그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아 물었다. 현재 그는 육우 1,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데 그의 대답은 이렇다.

 

본래 안성에 있는 A업체 대리점과 거래했다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잘 알던 A업체 대리점 직원이 나와 안성에 B업체 대리점을 개설했다. 어느 날 그가 찾아와 가격도 적당하고 품질도 좋다며 B업체 사료를 권했다. 평소 절친했던 관계도 관계였지만 가격이 마음에 들어 일부 B업체 사료로 교체했다. 그 기간이 3개월간이었다.

 

그런데 이상했다. A업체 사료를 먹은 육우는 정상적으로 잘 자라는데, B업체 사료를 먹은 육우는 비실되고 말라갔다. 하루에 12㎏을 먹어야 하는데 4㎏도 채먹지 못했다. 이럴수는 없다며 B업체 대리점에 강력 항의했다. 이때 알아낸 정보가 사료배합비의 문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A업체는 오래전부터 육우사료로 명성이 자자한 회사인데 반해 B업체는 육우사료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했다. 안성 대리점을 개설하면서 B업체가 육우사료를 급히 만들다 보니 배합비에서 큰 실수를 한게 아닌가 하고 의심했다. 그는 주위에서 B업체 사료를 거래하는 육우농가를 알아본 결과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안성에서 B업체와 거래했던 7~8곳의 육우농가는 다른 회사의 사료로 갈아탔다고 한다.

 

B업체의 사료를 3개월간 급여해도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한 육우를 보며 그는 급히 A업체의 사료로 전량 교체했다. 거기에다 알팔파 베일을 설사할 때까지 다량 급여하여 3개월이 지난 지금은 거의 정상적으로 육우가 성장했다고 들려준다.

 

그럼 원하는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B업체의 배합비 실수로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아 제때에 출하하지 못한 손해를 사료업체도 일정부분 감수하라는 것이다. 전체 사료금액의 30%를 보상해주면 자기는 순순히 물러나겠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B업체가 이에 응할 수 없다며 강력히 버티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으로 육우 2,000마리 사육이 목표인 그가 이대로는 물러서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어 이 사건이 법정시비로 갈지, 어디까지 전개될지 자못 걱정이다. 빠른시일내에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

여러분이라면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시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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