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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농장탐방] 350두 규모 축산전공한 20대 자매가 운영하는 전북 임실의 억대농장을 찾아서…

이정일 대표, 2005년 육종농가로 선정되어 2두 보증씨수소와 1두 후보씨수소도 배출

거대한 중장비 자유자재로 조작하며 농장관리 척척

청결하고 정리정돈 잘된 농장…여성 섬세함 엿보여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풍요로운 농촌마을에 자리 잡은 억대농장(대표 이정일)은 전북 임실군 오수면에 자리하고 있다. 한눈에 봐도 조사료가 풍부해 한우를 키우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지역이다. 1987년 한우 한 마리로 시작해 현재는 350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으며 2005년에는 육종농가로 선정되어 두 마리의 보증씨수소(kpn1002, kpn1006)와 한 마리의 후보씨수소도 배출한 한우육종농가이기도 하다.


일찌감치 암소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 대표는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추진한 대규모 한우 암소 육종집단 조성 연구사업을 비롯해 고능력 한우 유전자 수집 및 이용 연구사업, 한우 핵군 육종농가사업 등에 참여하며 암소 개량을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앞서가는 한우육종농가다.


억대농장의 이력만큼이나 또 다른 색다름이 있다. 350두를 사육하는 3개의 농장을 꽃다운 20대의 자매가 손수 운영하고 있다. 그 주인공들이 바로 이정일 대표의 두 딸로 일찌감치 축산 후계자의 목표를 세우고 대학에서 나란히 축산을 전공하고 농장 일을 시작한지 벌써 5년과 3년 차에 접어들었다.


“힘들지 않아요. 굳이 어려운 점을 찾자면 남자보다 힘이 조금 달려 처음에는 송아지를 다루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젠 요령이 생겨 힘든 건 별로 없어요.” 


첫째 하늘 씨의 말이다. 둘째 하나씨 역시 힘든 건 별로 없다고 쿨하게 고개를 가로젓는다. 실제로 지인의 말을 통하면 두 자매는 중장비를 비롯한 축산용 기계를 자유자재로 운영하며 고용한 근로자 없이 둘이서 농장 전체를 관리하고 운영한다고 한다. 덕분에 아버지 이정일 대표는 조사료 포 관리와 생산에만 집중하고 모든 농장 관리는 모두 두 딸에게 맡겼다고 한다.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지만 취재를 마칠 때까지 이 대표는 볼 수 없었다.

 

 

억대농장은 지난해 48마리의 비육우를 출하해 1++등급 70%, 1+등급 이상 98%, 등심단면적 101, 근내지방 7.4 이상, 평균 출하 28개월령, 평균 도체중은 492㎏으로 전국 평균 대비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농장을 둘러보는 내내 농장이 이렇게 깨끗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청결하고 정리 정돈이 잘되어 있었다. 여성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바닥도 뽀송뽀송할 정도로 쾌적하고 어린 송아지들을 위해 낮 시간대에는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방목까지 해주어 번식우에는 최상의 환경이다. 억대농장은 한우육종농가다 보니 암소 관리에는 더욱 각별하다.

 

특히, 지난 2018년에는 이 대표가 30년 넘게 소를 키우며 알게 된 노하우를 집약해 번식우 축사를 새롭게 지었다. 개폐식 지붕으로 햇볕이 잘 들게 하고 우방 사이에 칸막이도 없애 우방 두세 개를 합쳐서 관리하면 소의 활동 반경이 넓어져 서열 다툼이 줄고 운동량이 늘어나 난산도 예방할 수 있다. 사료조 쪽에는 앞다리를 올릴 수 있는 발판과 칸막이도 설치했다. 한우는 전구에 비해 후구가 약한 편이다.

 

그런데 사료조 쪽에 발판을 설치해 앞다리 쪽을 높여 뒷다리에 힘이 들어가 후구가 발달하고 수정시킬 때도 훨씬 좋다. 또 사료조 앞에 설치된 칸막이는 분뇨가 튀지 않는 역할을 해 준다. 사료조에 분뇨가 튀었다면 해당 칸에 발정이 온 개체가 있다는 의미다.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는 억대농장의 농장 관리를 살펴보자.

 


◆조사료 위주의 사양관리=좋은 소를 만들기 위해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는 필수. 특히, 번식우에는 볏짚을 급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위해 13만2230㎡(약 4만평)의 조사료 포에서 직접 생산한 국내산 조사료를 유용미생물(EM)과 함께 완전배합사료(TMR) 배합기에 넣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 먹인다. 조사료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급여하면 사료 섭취량도 늘고 허실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사양단계 세분화해서 정밀 사양관리=어린 송아지 때부터 사양 단계를 세분화시켜서 관리하고 있다. 갓 태어난 송아지에게는 설사 백신을 급여하고 일주일 뒤 철분제와 비칸톨을 추가로 줘 면역력을 높여준다. 생후 일주일부터 두 달까지는 조단백질 함량 24%인 어린송아지 사료와 알팔파를 자유급식하고 생후 두 달이 지나면 구충을 한다. 생후 10개월까지 일령대에 맞는 조단백질 함량의 사료를 구간별로 세분하여 조사료와 비율을 맞춰 급여한다.


◆건강한 어미에서 건강한 송아지 생산=억대농장에서는 생후 14~15개월에 첫 수정을 시키는데 수정 한 달 전부터 임신 준비에 들어간다. 구제역 백신과 설사·호흡기(IBR) 백신, 그리고 비칸톨을 주사해 임신하기에 최적의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수정 전 설사와 호흡기 백신을 접종하면 나중에 송아지에게도 항체가 전달돼 건강한 송아지 생산이 가능하다. 억대농장의 송아지 폐사율이 1% 내외로 매우 낮은 것도 수정 전부터 어미소를 관리해 준 덕분이다.
대부분 농장에서는 번식우에게 임신우 사료 하나만 정해 놓고 양만 조절해서 먹인다. 하지만 억대농장에서는 임신기간과 포유 기간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사료도 거기에 맞게 교체해 준다. 사료를 바꿔줄 때는 적응 기간을 열흘 정도 두고 서서히 교체해 준다.


◆농촌생활 중 자기개발과 리플레쉬는 어떻게?=휴식과 개인 생활이 필요할 때는 여느 20대 젊은이와 다름없이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을 만나 여가생활을 즐긴다고, 누구든 농장을 비울 때는 나머지 한 명이 완벽하게 농장 일을 커버한다고 한다. 정말 환상의 케미를 자랑하는 슈퍼 자매다. 외국인 근로자가 있을 때 보다 생산성이 20% 이상 좋아졌다니 그녀들의 능력은 이미 검증된 셈이다.


하늘, 하나 자매의 목표와 꿈은 명확하다. 농장의 성적 목표는 1++등급 90% 이상, 평균도체중 550㎏ 이상, 등심단면적 120㎠ 이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꿈은 “우리나라 최초의 100년 농장으로 만드는 것”이다. 아버지가 한우 한 마리로 억대농장을 이루었듯 자매는 힘을 모아 100년 가업으로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이렇듯 무한의 긍정의 에너지를 품은 젊은 한우리더 K-Farm이 있어 대한민국 한우 산업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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