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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축산

[농장탐방] 일본과 격차 실감하고 검정회 결성·정보·기술공유로 상생발전

충남 아산시 둔포읍 왕흥목장

현대식시설 갖추고도 매일 아침 2시간씩 손수레 끌며 사료주기
소와 눈 맞춤통해 컨디션 파악…“완전 자동화 안하는 이유도 이것”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조명받는 트렌드는 “언택트 Untact” 기술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언택트 기술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인간과의 단절과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주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휴먼터치의 Human Touch”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트렌드 코리아 2021) 축산업 또한 ICT 시스템 구축을 통한 자동화 농장이 노동력을 대체하며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소와 눈빛을 교환하며 손끝으로 전해지는 섬세한 느낌으로 소를 돌보며 젖소와 사랑에 빠진 대한민국 낙농리더 K-Farm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 선물로 받은 소 2마리가 사업 밑천
“젖소는 제 인생의 전부입니다. 부친께서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사주신 젖소 2마리가 내 인생 밑천이었죠” 충남 아산시 둔포읍 왕흥목장 이왕복 사장은 소 2마리로 1984년 낙농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6년이 되었다. 이제는 80두 규모의 착유를 할 수 있는 큰 목장을 소유한 성공한 낙농인이 되었다.

 

“소가 좋아 무작정 시작했지만 쉽지 않더라고요. 5마리로 늘릴 때까지는 착유기가 없어 손 착유를 했는데 소 뒷발에 차여 양동이를 엎는 일이 다반사로 지금이야 웃으며 말할 수 있지만 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홀스타인품평회 빠지지 않고 참석…내소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좋은 기회

“낙농은 열정과 사랑만으로 되는 게 아니더라구요.”

1995년 일본 북해도 연수를 통해 낙농 선진국과의 격차를 실감하고 연수에서 돌아와 아산 지역을 기반으로 아산검정회를 결성했다. 내 소의 능력치 즉, 젖소의 산유량, 유성분, 번식능력 등을 알아야 정확한 통계를 기반으로 젖소의 자질을 개량해 목장 경영 개선에 이용할 수 있는 자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왕흥목장은 아산 지역 낙농가 중 유일하게 홀스타인품평회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홀스타인 품평회에 소를 출품하기 위해서는 몇 개월 전부터 소를 자체 선발하고 순치하는 과정도 필요해서 농장주의 열정 없이는 힘든 일이다.  “홀스타인 품평회에 참가하는 것은 마치 축제에 나가는 기분입니다. 전국에 있는 낙농가들도 만나고, 좋은 소들도 한눈에 볼 수 있고, 무엇보다 내 소를 객관적으로 평가받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1999년부터 꾸준하게 참가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설화검정회를 이끌고 있으며 매달 모임을 통해 다양한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의 낙농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언택드(Untact) NO, 사랑의 아이콘택트(Eye contact) YES!
매일 아침 하루에 2시간씩 손수레를 끌며 사료 주기를 반복하는 이사장, 큰 규모의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도 번거롭게 사료를 주는 이유가 있었다. “아침마다 소와의 눈 맞춤을 통해 아침 조회를 하는 겁니다. 아무리 자동화가 되어있고, CCTV가 설치되어 있지만 살아있는 가축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사랑의 표현입니다. 저는 소를 너무 사랑합니다.”
아픈 소를 보면 소와 대화를 하고 싶은 심정이라니 이사장의 소 사랑을 짐작할 수 있다. “소와 함께 있는 시간을 더 갖기 위해 앞으로도 완전 자동화를 하지 않겠다”는 이사장은 사료를 주며 소들의 컨디션을 파악한다. 혹, 문제가 있으면 지체하지 않고 바로 조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이다.

 

축산의 꽃은 낙농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에게 먹이는 풀 한 줌, 사료 한 톨, 부산물 하나하나 원료 선택에 있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습니다. 남들이 보았을 때 유사비를 낮출 수 있어 보이겠지만 내 소들에게 좋은 먹이를 주는 것이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80두 농장을 부부 둘이서 관리하기가 쉽지 않을 터. 오직 농장과 젖소에만 빠져 사는 이사장 곁에는 아내 이성숙 씨의 역할도 매우 크다. 여자 특유의 세심함으로 소를 돌보고 농장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안살림을 책임진다. “이제는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가족이 함께 관리 할 수 있는 규모 내에서 생산성을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36년간 낙농을 하며 완전 자동화 농장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이사장 “고전적인 방법일 수 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성실함, 땀방울이 스며있는 노력으로 모든 걸 증명하고 싶습니다.” 축산의 꽃은 낙농이라는 그의 철학에 맞게 대한민국 낙농리더 K-Farm의 꿈을 활짝 꽃피우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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