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에서 한우를 기르는 오삼규(53) 대표가 제26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경북농업명장으로 선정됐다.
한우분야 농업명장에 선정된 오 대표는 2013년에 지역 최초로 한우마이스터로 지정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오 대표는 가축분뇨 배출 제로에 도전하고 있어 한우농가의 귀감이 되고 있다. 현재 400마리가량의 한우를 사육하는 대형농장에 속하지만, 10년 전부터 톱밥이나 축분을 싣고 드나드는 차량이 사라졌다. 악취나 파리 모기 등 해충도 다른 농장보다 훨씬 적다. 가축분뇨를 완전 발효시켜 축사 깔개로 재활용하는 친환경 우사관리에 그 비결이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 한우사육 농가는 축사 바닥에 톱밥을 깐다. 바닥을 푹신푹신하게 해 주고, 배설물을 흡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바닥이 축축하게 되면 선풍기 등으로 말리는 게 보통이다. 몇 차례 톱밥을 추가하다가 농가에 따라 2~6개월에 한번 정도 긁어내 유기질비료 제조공장에 내보낸다.
오 대표의 농장에선 톱밥을 새로 들여오는 것도, 내보내는 일이 더 이상 없다. 톱밥을 넣은 축사깔개를 긁어내 완전 발효시킨 다음 다시 넣는 방식으로 무한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이렇다. 톱밥과 분뇨가 뒤섞인 축사 깔개를 긁어내 부숙실에 넣은 뒤 공기와 물을 주입하면서 한 달가량 발효하면 뽀송뽀송한 퇴비로 변신한다. 발효 과정에 유해세균은 사멸하고, 유익한 균만 남는다고 한다.
오 대표는 “공기를 불어넣고 물을 뿌리면 며칠만에 70~80도까지 온도가 올라간다. 온도가 내려가면 교반기로 잘 섞은 다음 다시 물을 뿌리고 공기를 불어넣는 것을 반복하면 어느 순간 물을 뿌려도 더 이상 온도가 오르지 않는데, 발효가 끝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발효 과정에 유해세균은 물론 모기 파리 알이나 유충도 대부분 사멸하는 일종의 저온살균법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효과는 엄청났다. 장염으로 인한 송아지 설사가 거의 사라졌다. 냄새도 줄었고, 파리나 모기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오 대표는 “깔개로 넣은 톱밥을 송아지가 먹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소화력이 약해 장염이 걸릴 수 있다”며 “완전발효를 통한 재활용 이후 그런 일이 사라졌고, 톱밥구입비나 축분처리비 등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요즘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한우사육농가에 전파하고 있다. 오 대표는 “교반기 등 시설비가 1억2000만원 가량 들었는데, 200만~300만원 가량의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며 “축사 깔개 완전발효를 통한 재활용법을 견학하러 오는 사람이 1년에 80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