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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육질·증체량 조절…설사치료까지

농기평, ‘농식품 소재 미생물군집, 메타유전체 및 메타대사체 정보 분석’

대변무리이식요법 이용 송아지 장내 미생물군집 조절

항생제 대체 친환경기술 확립…축산농가 생산성 증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은 한우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군유전체)’이 육질과 증체량을 조절하고, 설사 치료에 효과적인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의 경우 반추위와 소장에서의 미생물 발효를 통해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확보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한우를 이용한 반추동물 미생물유전체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와 농기평은 포스트게놈 다부처 유전체사업을 통해 2018년부터 ‘농식품 소재 미생물군집, 메타유전체 및 메타대사체 정보 분석’에 대한 연구를 지원했다.

 

 

연구를 주관한 경희대 연구팀은 한우 수컷의 거세를 통한 웅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의 감소가 소장 내 미생물군집을 특이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밝혔다. 특히, 소장 내에서 아직까지 기능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미생물과 체내 분지쇄아미노산 사이에 양의 상관관계를 통한 조절이 ‘마블링’이라 일컫는 근육 내 지방 축적에 기여함을 확인했다.

 

이 같은 근육 내 지방 축적은 1993년 축산물 등급제가 적용되면서 사실상 쇠고기 육질 등급이 축산 농가의 소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또 고급육 생산을 위해 수컷 송아지를 어린 사육 단계에서 거세시킴으로써 상위 육질 등급 출현율이 월등하게 증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던 반추동물에서 수컷 거세에 의해 근육 내 지방이 축적되는 현상에 대한 메커니즘을 규명해 분자생물학 및 미생물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 중 하나인 ‘EMBO Reports’(2020년 11월 23일 자)에 게재됐다.

 

한편, 연구팀은 건강한 송아지의 분변을 설사 송아지의 경구로 주입하는 대변무리이식요법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송아지의 장내 미생물군집을 조절하고, 설사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건강한 송아지 분변을 선별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마블링 축적 및 대변무리이식요법을 통해 항생제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을 확립해 설사 빈도를 줄여 축산 농가의 생산성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병석 농기평 원장은 “항생제의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균주의 출현과 먹이사슬을 통한 축적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연구가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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