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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기념 축하연’보다는 ‘질병 방역’이 우선

데스크 칼럼/ 장 기 선 한우신문 편집인

‘제25주년 창립기념식과 한우인 전국대회’취소에 아쉬움 남아
전국한우협회, 4반세기 동안 ‘한우산업 엔진’으로서 역할 수행
회비 수입 총수입 34.6% 불과 … 회비 현실화로 재정 안정화를
5.6두 사육두수 42두로 증가, 37만개소 농장은 8만개소로 급감

 

9월 14일은 전국한우협회 생일이다. 1999년 이날 전국한우협회가 만들어졌다.
생산자단체로서는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2001년 쇠고기수입 완전 개방을 앞둔 위기의 순간에 한우농가의 자발적 단결이 이뤄졌다.
이후 전국한우협회는 4반세기 동안 한우산업의 안정과 발전, 한우농가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에 앞장서 왔다.

전국한우협회는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9월 26일 대전에서 ‘제25주년 창립기념식과 한우인 전국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럼피스킨이 9월 들어 경기 강원에 이어 충북지역까지 확산되는 등 전국적 전파가 우려되고 방역관리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상향 조정되자 곧바로 창립기념 행사를 취소했다. 전국한우협회와 한우농가의 ‘창립 축하연’보다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질병 방역’이 더 중요하다는 당연한 결정이었다.


전국한우협회는 4반세기의 짧다면 짧은 기간에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01년 쇠고기수입 완전 개방에 따른 생우 수입을 막아낸 ‘생우 수입 저지 투쟁’은 농민운동사의 성공적 활동으로 손꼽힌다.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법적·제도적 활동이었던 ▲음식점원산지 표시제 법제화 ▲축산자조금 법제화와 한우자조금 설치 ▲쇠고기 생산이력제 도입 등은 전국한우협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우가 브랜드다」「이 땅위에 자존심 한우」「이력있는 대한민국 한우」등의 슬로건 개발과 시행을 통해 한우농가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한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왔다.


한우산업은 지난 4반세기 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다. FTA(자유무역협정)의 확산, 구제역 발생과 백신 접종, 2012∼15년과 2023∼25년의 불황 등으로 한우산업은 위축되고 있다.
1999년 5.6두이었던 농장별 평균 사육두수가 2024년 42두까지 증가되어 전업농(현재 50두 기준)으로 규모화되었지만, 한우 농장수는 37만개소에서 8만개소로 급감했다. 더욱이 최근의 불황으로 한우농가의 폐업 추세가 빨라지고 있어 한우산업 안정화에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또한 재정적 위기를 겪고 있다. 전국한우협회 회비 수입은 2023년 기준 7억4,343만원으로 총 수입 21억4,836만원의 34.6%에 불과하다. 한우자조금 위탁사업 수수료 수입이 6억9,666만원으로 32.4%를 차지해 회비 수입 부족분을 메워주고는 있으나, 불안한(?) 재정 상태임에는 분명하다.
전국한우협회가 재정 안정화를 위해 현재 연 3만원인 회비의 인상을 몇 차레 추진하였으나 번번히 무산되었다. 지난 7월에는 ‘가입비 면제 등 회원 특별정리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시행하는 등 회원 및 회비 수입 증대에 노력하고 있으나 재정 안정화에는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이다.
전국한우협회가 운동성·독립성을 기반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정 안정성 확보가 제일 시급한 과제이다. 연 3만원인 회비는 빠른 시일내 ‘연 5만원 이상, 사육 규모별 차등화’ 납부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시군지부 및 회원들은 전국한우협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회비 인상 및 납부를 통해 전국한우협회 운영 활성화를 더욱 독려해야 한다.


전국한우협회는 정부와 농협경제지주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농협사료 가격 인하 및 9월 10일 정부의 ‘한우산업 발전대책’ 발표를 이끌어 냈다. 
이번 대책은 재정적 지원 측면에서 다소 미흡하지만, 한우산업 불황의 늪을 단축시키고 한우농가 경영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환영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25주년 창립기념식과 한우인 전국대회’는 지난 2년간 어려움을 겪어 온 한우농가 서로가 위로 할 수 있는 적격의 자리였다는 점에서 행사 취소의 아쉬움이 남는다.
분명한 것은 전국한우협회가 지난 4반세기 한우산업의 엔진으로서 구동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제 그 엔진이 재정적 안정성 확보, 지도자들의 협력과 단결을 통해 더욱 강해져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