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송아지의 설사를 유발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를 보고했다.
서울대는 채준석 수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에서 사육되는 한우 송아지 설사에서 검출률이 가장 높은 바이러스를 특정하고 기존 바이러스와는 다른 새로운 유전적 특징을 이 바이러스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신생 송아지 설사(NCD)는 송아지의 주요 건강 문제 중 하나다. 높은 폐사율로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다양한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이 NCD의 원인으로 보고됐지만 상당수의 설사 사례에서 원인 병원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송아지 설사의 원인으로는 부세피 바이러스(BooV)가 지목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일본, 중국, 미국에서 송아지 설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지만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전무하다.
이번 연구에선 한우 송아지 설사에서 부세피 바이러스가 가장 높은 검출률(35.7%)을 보이며 단독 감염된 사례가 다수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최초로 규명됐다.
연구팀은 2022년 한우 송아지 설사 샘플 70건을 수집해 바이러스성 설사 바이러스(BVDV), 원충 등 기존 병원체와 함께 부세피 바이러스를 검사했다. 메타게놈(전체 유전체) 분석과 유전자증폭(PCR) 기법을 활용해 부세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유전체 염기서열분석과 계통발생학적 분석을 수행해 국내 부세피 바이러스의 유전적 특성을 비교했다.
분석 결과 부세피 바이러스는 70건 중 25건에서 검출돼 가장 높은 검출률을 보였다. 양성 샘플 중 80%가 단독 감염이었으며 나머지 20%는 다른 병원체와 동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체 분석 결과 한국의 부세피 바이러스는 일본 및 중국에서 보고된 부세피 바이러스와 유사하지만 독자적인 변이가 포함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향후 부세피 바이러스의 병원성 연구 및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국내 축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경제적 손실 감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