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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농가에 책임 전가, 한우농가에 재원 부담 요구

정부 추가예산 지원 없는 한우수급안정대책에 불만
'수입쇠고기 관세율 0%' 한우산업 발전대책이 필요

 농협사료가 2월 10일자로 가격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곧이어 농림축산식품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이 발표됐다.
 지난해 10월 이후 경영비에도 못미치는 한우가격이 지속되면서, 2019년부터 예고되었으나 코로나19 사회 현상으로 지연되어 온 한우농가의 경영 어려움이 현실화되었다. 이에 주요 언론에서 한우농가 폐업 위기 등의 보도가 이어지자 사료가격 인하 조치 및 정부의 한우산업 안정화 대책 발표가 시급히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농식품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은 온전히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가 2월 14일 성명에서 “소값 폭락과 생산비 급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농가의 현실 반영이 부족했고, 소비촉진을 위한 대책에 국비 예산이 반영돼 있지 않아 실효성 없는 대책 발표에 불과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대적 한우 소비 촉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신속한 국비 지원 ▲송아지생산안정제 개편 등 소규모 번식농에 대한  심리적 안정 대책 마련 ▲농가 경영부담을 완화하는 신규 대책 추진 등 재정적·내용적·제도적 내용이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전국한우협회가 지적한 두가지 측면이 뚜렷히 나타난다. 농협 중심 연중 20% 정상가 인하 판매 및 비수기 추가 할인 실시가 골자인 대대적 한우 소비촉진사업은 농협과 한우자조금 자체 자금으로 이뤄진다. 또한 한우농가 경영개선 사업은 농식품부 2023년 사업예산 범위내에서 조정해 추진된다.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농식품부의 추가적 예산 지원은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의 문제점은 이밖에도 ▲한우 두수 증가의 책임을 한우농가에 전가하고 있는 것 ▲한우농가의 부담으로 수급안정대책을 추진하고자 하는 것 등이 있다.
 농식품부는 우선 한우두수 증가의 책임은 농가에 있다고 강조한다. 2019년부터 공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 우려가 계속되었지만, 전체 농가(8만8천호)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100마리 이상 농가가 사육두수를 앞장서 증가시켜 왔다는 것이다.
 한우 공급 물량인 도축두수가 2023년 95만두, 2024년 100만두로 연이어 증가되지만, 한우수급안정대책은 2023년 추가공급 예상 물량 2만4천톤에 대한 우선적 수요 창출만을 목표로 하고 있어 한우가격 안정화는 현 수준의 도매가격 유지에 급급한 것으로 보이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한우수급안정대책은 또한 재원 조달과 관련, 한우농가의 부담을 예고하고 있다. 한우 수급 과잉 3년 전 씨수소 정액 가격을 인상해 수급 조절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가격 인상 차액은 국비 재원에 적립하여 수급 조절 예산으로 활용한다는 것, 그리고 수급 불안시 한우자조금 거출금을 인상해 수급 조절에 활용한다는 것 등을 생산자단체와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에의 예산 투입의 한계성을 인정하고 추가 재원의 한우농가 부담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물론 이번 한우수급안정대책의 긍정적인 측면도 확인할 수 있다. ▲농협의 축산물 가격 선도 역할 강화로 유통채널 간 경쟁 유도 ▲축산계열화사업자, 도매업자, 가공업체 등에 대한 축산물 납품가격 신고제도 도입 추진 등을 통해 유통비용을 최대한 낮추려는 정책적 노력을 지속한다고 밝힌 점이다.

 

 한우수급대책은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것이다. 한우농가의 경영상 어려움을 빠른 시일내 정상화시키는 것이다. 한우농가의 폐업을 막아 한우농가 숫자의 힘이 유지되게 하는 것이다. 정부 예산이 수반되지 않는, 그리고 농협과 한우자조금 등 한우농가 부담만으로 추진되는 한우수급안정대책은 현재의 가격 폭락만 최소한 저지하는 임시방편이 될 수밖에 없다.
 2023년, 2024년 한우 가격 파동 이후 곧 수입쇠고기 관세율 0% 시대가 다가온다. 지금은 현재의 한우수급안정대책을 보완하는 한편 농식품부와 전국한우협회, 농협, 한우관련 전후방산업이 함께 만들어야 할 '수입쇠고기 관세율 0% 대응 한우산업 발전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