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총 2.5조원 사료구매자금 순차 상환 시작
농가 경영회복위해 분할 상환 등 지원책 조속 강구
소비자가격 절반이상 차지하는 유통비용도 낮춰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내년부터 상환 일자가 도래하는 사료 구매자금의 상환기간을 연장해 농가 경영안정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 소비자가격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통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지난달 30일 농경연이 발표한 ‘한우농가 경영안정화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부터 총 2조5000억원 규모의 사료 구매자금 상환이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농식품부는 앞서 2022년에 3년 거치 후 2년 분할 상환 조건으로 1조5000억원을, 지난해에 2년 거치 후 만기 일시 상환 조건으로 1조원을 각각 사료 구매자금으로 공급한 바 있다.
농경연은 보고서에서 경영회복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해 사료 구매자금 상환기간 연장이나 분할 상환 등의 지원책을 조속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융자금 상환기간과 관련해 한우는 다른 축종보다 사육기간이 길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육규모가 집중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소규모 번식농가에 우선 지원함으로써 생산기반 약화를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통비용을 줄여 도소매가격 간 연동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우 소비자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한우 유통비용률은 2022년 기준 53%로 전년보다 4.9%포인트나 올랐고 조사를 시작한 1998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우 1만원어치를 사면 그중 5300원은 유통비용이라는 의미다. 농경연은 산지 및 도매가격 하락을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며 경기침체와 고물가가 이어지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용 부담은 한우 소비가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한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와 농축협, 축산농가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수린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육류 소비의 증가에도 한우농가의 채산성은 악화하고 있다. 생산비 증가와 공급과잉으로 인한 한우 가격하락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우산업의 생산기반 약화를 방지하기 위한 경영안정 대책과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 부연구위원은 “생산비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비 부담을 줄이는 다양한 제도를 검토하고 사육기간 단축 유인으로 경영비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에 나서야 한다.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수급 조절 유인을 위한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송아지 생산안정제의 확대·발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