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흑해를 통해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이 종료돼 곡물가가 상승하자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27일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곡물 수급상황과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
국제 곡물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해왔으나, 지난달 17일 러시아의 흑해곡물협정 중단 선언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다.
밀 가격의 경우 지난해 5월 t당 평균 419달러로 고점을 기록한 뒤 올해 6월 t당 평균 243달러로 떨어졌으나, 지난달 25일 279달러로 15% 정도 상승했다. 밀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 품목 중 하나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흑해 지역 불안정성에 따라 국제가격은 당분간 오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급등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밀, 옥수수 생산 전망이 양호하고 우크라이나산 곡물 일부는 육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흑해곡물협정 중단이 국내 수급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흑해협정을 통해 수입하는 물량이 없고, 제분용 밀의 경우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분·사료업계는 원료 6개월분을 이미 확보해 둔 상태여서 당장의 문제는 없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다만 국제곡물 가격이 지난해 수준으로 급등해 장기화할 경우 국내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이에 농식품부는 국제 곡물 가격과 해외 동향을 일 단위로 모니터링하고, 위기 시 기업에 원료 구매 자금 금리 인하 등 금융·세제 지원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