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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짚 곤포에 스팀 처리하면 기호·이용성 향상

특별기고 / 한우, 겨울나기…볏짚 곤포 사일리지 이용효과 2배 올리기!

최 창 원 대동테크 R&D교육원장(前 대구대 교수)

 

 한우는 대체적으로 추위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겨울 동안 혹한기에 생산환경 임계온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생산성이 저하되므로 보온시설을 사전에 점검해 두어 혹한이 지속될 경우 보온관리에 차질이 없도록 대비하여야 한다(표1). 


어린 송아지는 성우에 비하여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지고, 추위에 대한 스트레스에 약하므로 우사에 여유가 있다면 별도의 송아지 방을 만들어 어미는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보온등이나 보온매트를 설치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리고 품질이 좋은 건초와 어린 송아지 사료, 깨끗한 물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주면 보다 건강하게 송아지를 길러낼 수 있다. 


겨울철에는 소가 자신의 체온유지를 위하여 열을 많이 발생시키게 된다. 외부 기온이 낮아져 영하 5℃일 때 사료섭취량은 약 3~8% 정도 증가하게 되고 영하 5~15℃일 때는 8~10%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겨울철 기온이 낮은 때에서는 평상시의 사료량으로는 정상적인 성장 발육을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사료급여량을 평상시보다 10~15% 정도 더 주어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볏짚 곤포 위주의 조사료가 급여되기 때문에 무기물 등 미량영양소가 결핍되기 쉽고, 그로 인하여 피부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타민·광물질 제재를 우방에 비치하거나 사료에 첨가하여 소가 항상 영양소 결핍없이 자유롭게 사료섭취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겨울이 추운 지역이나 초봄, 늦가을의 새벽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지역에서는 급수조가 얼지 않도록 사전에 점검하도록 한다. 또한 겨울철에 얼거나 부패된 사료를 급여하면 소화기계통의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볏짚 곤포를 야적해 두거나 습식 TMR을 급여하는 농가에서는 볏짚 곤포나 TMR이 얼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한편, 볏짚 곤포와 같은 조사료는 비록 영양성분이나 체내 소화율이 낮은 저질 조사료이긴 하지만 한우 등 축우농가에는 소의 영양생리적 상태나 반추위를 튼튼하고 건강하게 키우고 향후 사료섭취량 개선을 고려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사료이고 특히 겨울철에는 그나마 비교적 확보가 용이한 조사료원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겨울철 낮은 기온으로 인해 얼어버렸거나 차가운 볏짚 곤포를 급여하게 되면 한우의 섭취량이나 이용률 등에 있어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겨울철 볏짚 곤포의 이용효과를 높이기 위해 제안된 방법 중 하나가 볏짚에 스팀을 처리하는 것인데, 최근 그 기호성이나 이용성 측면에서 효과가 인정되어 진천, 장수 등 여러 지자체에서 스팀 처리기 시연회를 갖고 축산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볏짚 곤포에 스팀을 처리하는 것은 옛날 우리 선조들의 한우 사료급여 방식 중 하나인 ‘여물’, 즉 화식사료의 원리를 응용한 것인데, 고온의 스팀으로 볏짚 곤포를 쪄서 급여하는 방식이다. 주지하다시피 ‘여물’은 과학적인 현대식 배합사료가 극도로 부족한 시절, 볏짚, 옥수수대, 비지, 무청, 깻묵 등 다양한 부산물의 기호성과 영양가치를 개선하여 한우에게 영양소 이용률을 효과적으로 제고하고자 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가축영양학자로서 ‘여물’ 사료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볏짚, 옥수수대와 같이 산성세제불용성섬유소(ADF) 함량이 높은 조사료의 체내 소화율을 높이기 위해 물을 혼합하고 열을 가하는 방식은 경험에서 우러난 사양방식이긴 하지만 그 응용방식이 매우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볏짚, 보릿짚, 미강을 넣은 화식사료를 급여한 거세한우와 화식사료 비급여 한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화식사료를 급여한 한우 등심의 지방산 중 풍미증진 지방산으로 알려진 올레인산의 함량이 증가하고, 심혈관계질환 예방 등 건강에 좋은 단가불포화지방산(MUFA) 함량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김 등, 2021). 


또한, 110℃ 이상의 고온으로 스팀 처리할 경우, 1시간 후 세균성 미생물과 곰팡이성 미생물이 99.9% 이상 사멸하고, 낮은 온도에 얼어붙은 곤포를 ‘여물’처럼 구수하면서도 따뜻한 상태로 공급할 수 있어 한우의 기호성이 매우 높아진다(대동테크, 2022). 


따라서, 스팀처리 방식으로 볏짚 곤포를 처리하면 곤포 내 난소화성 영양소 물질의 소화율을 개선하여 사료 이용효율 측면과 도체등급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볏짚 곤포를 통해 유입가능성 있는 세균성 및 곰팡이성 유래 질병의 위험성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스팀 방식은 대규모 농가가 아닌 40~50두 정도의 소규모 농가라도 적용 가능한 유리한 기기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 대부분의 축산용 장비가 높은 가격에 형성되어 있어 소규모 농가에서는 엄두를 낼 수 없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 곤포 스팀 처리기는 소규모 농가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볏짚 곤포 스팀처리를 통한 조사료 이용률 개선은 실질적 생산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게 되는데, 스팀처리를 통해 조사료의 체내 이용률 내지는 기호성을 10% 개선할 경우 사료가격이 10% 절감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1일 곤포 3롤 정도를 소비하는 농가는 월 67만5000원(1롤당 7만5000원 기준 2만2500원/일 절감), 1년이면 810만원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소규모 사육 두수의 한우 농가에게는 적지 않는 생산비 절감 효과이며, 볏짚 곤포를 많이 사용하는 농가라면 그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한우의 겨울철 사양관리에서 주의해야할 점은-비록 우리 한우가 추위에 강한 품종이긴 하지만-사육 환경 온도가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정상적인 생산 활동이 위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겨울철 혹한기에는 축사 내의 온·습도와 환기 등 사육 환경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팀처리 등 조사료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준비와 음수관리, 사료관리 등 성장단계별로 적절한 사양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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