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별·근내지방도별 가격차 확대에 농가 적극 대응해야
한우가격 폭락 이제 1년…‘24년도에도 정부 예산 지원을
등급제·이력제가 온오프라인 소비촉진활동 원동력 제공
벌써 1년. 지난해 10월 한우가격 폭락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다.
1분기에 최대 1,000호의 농가가 폐업했고, 한우가격은 7월 한달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 기준 1만5,976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우 사료가격은 고공행진을 지속해 한우 1마리를 팔면 2백만원 이상 손해라는 말이 현실화되었다. 한우가격 폭락과 함께 구제역까지 발생해 한우산업의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의 한우수급안정대책과 한우자조금 230억원 추가 지원, 그리고 전국한우협회, 농협, 한우자조금의 협력은 한우산업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었다.
한우자조금은 ‘대대적 소비촉진으로 한우산업 안정을 도모한다’는 목표아래 한우소비촉진 및 할인판매행사에 185억원을 투입했다. 한우자조금사무국의 온라인할인판매(연 6회) 와 협업소비촉진행사에 15억원을, 그리고 연 8회 한우할인판매행사에 165억원(전국한우협회 60억원, 농협경제지주 100억원, 한우협동조합연합회 5억원)을 계획하고 이중 6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여기에 더해 농협경제지주도 자체자금으로 농축협 하나로마트와 축산물판매장에서 할인판매행사를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한우가격은 폭락은 멈추고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 1만6천원선을 근근히 유지해왔고, 9월말 추석을 앞두고는 8월 1만7,295원, 9월 1만8,634원까지 한우가격이 크게 회복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추석 전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이 거세우 2만591원, 암소 1만6,200원까지 2∼3천원 상승된 것이다.
이같은 한우 가격변동에는 추석을 앞둔 대대적 한우 할인판매행사와 함께, 청탁금지법(김영란법)상 농축산물 명절 선물가액 30만원으로의 상향 조정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등이 한우 소비촉진에 도움을 준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의 한우가격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지난해 10월 한우가격 폭락이 시작된 것은 경제 불황기 한우 소비위축이 그 원인이었다. 현재도 경기 불황은 지속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또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현재의 한우가격을 일시적 반등으로 보는 이유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 한육우 관측에서 올 4분기(10월∼12월) 도축두수를 23만7천두이며, 암소비육지원사업 물량 출하시 25만두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우가격은 거세우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 기준 1만7천∼8천원으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도 도축두수는 올해 94만9천두에서 10.6% 증가한 100만8천두로 정점에 달해, 한우가격 관련 비관적 전망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이제부터가 관건’이다. 추석 한우소비 증가는 도축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분명 한우가격을 회복시켰다. 한우산업 안정화는 한우소비 증대에 있음을, 그리고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켰다.
또한 9월 등급별 가격 현황에서 나타난 등급간, 동일 등급내 근내지방도 기준별 큰 가격차는 한우농가에게 향후 농장경영 방향을 분명히 제시해 주었다.
9월 한우 등급별 가격은 kg당 지육 평균 경락가격 기준 1++등급 2만2,868원, 1+등급 2만108원, 1등급 1만8,351원, 2등급 1만4,255원, 3등급 9,651원으로 등급간 1등급 이상은 2천원, 2등급 이하는 4천원의 차이를 나타냈다.
같은 등급내 근내지방도 기준에서도 1++ B(육질등급)에서 근내지방도 7은 2만1,504원, 8은 2만2,323원, 9는 2만4천원으로 2천5백원의 가격차를 보였다. 또한 육질등급 B기준 1등급은 1만8,422원, 2등급 1만4,189원, 3등 9,466원이었다.
한우 등급간, 동일 등급내 근내지방도 기준별 가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현상은 소비자의 한우소비 성향이 여전히 품질 고급화에 있음을 알려준다.
‘한우농가는 생산비 절감과 개량 등 생산성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함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번 추석을 계기로 한우소비촉진 및 할인판매행사는 온·오프라인에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대적 한우 할인판매 행사는 한우가격 안정의 치트키로 등장했다. 그 이면에는 한우 등급제도의 정착과 축산물이력제, 음식점원산지표시제 등 한우 유통부문 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해, 제도적 측면에서 ‘한우산업 기본법’의 연내 제정이 필요하고 정부의 한우 소비촉진 및 할인판매행사 예산 지원이 내년도에도 반드시 이뤄져야 함을 보여주는 이유이다. 물론 한우농가의 생산비 절감과 품질고급화를 위한 생산성 향상노력의 중요성도 더욱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