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협회(회장 김삼주)를 비롯 농민단체들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에 반대했다.
CPTPP는 미국이 지난 2017년 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하자 일본,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싱가포르, 멕시코, 베트남, 뉴질랜드, 칠레, 페루, 말레이시아 총 11개 국가가 2018년 12월 30일에 출범시킨 경제동맹체이다.
이날 이들은 “CPTPP 가입 시 우리나라는 기존 11개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데다 후발주자인 만큼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농축산물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다”고 반발했다.
CPTPP 11개 회원국들의 농축산물 평균 개방률(관세철폐율)은 96.3%에 달한다. 한국과 체결돼 있는 FTA 국가들의 평균 개방률 73.1%보다 월등히 높다. 호주, 뉴질랜드와 같은 축산 강국이나 베트남, 칠레 등 농업 강국의 값싼 농축산품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낮은 농축산물 산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중국이 가입할 경우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의 구획화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지금은 구제역 등 가축질병이나 식물 병해충이 발생한 국가의 경우 해당 국가나 지역의 농축산물 수입을 전체적으로 봉쇄할 수 있지만, CPTPP 가입 후에는 질병이 발생한 해당 농장이나 도축장 등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수입을 금지할 수 있게 된다. 농축산물의 수입허용 여부를 평가하는 단위를 국가·지역이 아닌 특정 구역이나 농장 등으로 세분화하기 때문이다.
김삼주 회장은 “SPS 규정 구획화로 그간 가축질병 등을 이유로 수입을 규제해 온 다른 나라의 축산물이나 생과실 등의 국내 유입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250만 농업인은 가입 저지를 위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