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소 바이러스성 설사증에 면역력을 가진 유전자 조작 송아지가 태어났다. 이번 연구로 축산업계에 항생제나 항균제 사용의 대안으로 유전자 조작이 논의될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넥서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네브래스카-링컨대학의 브라이언 벤더 레이 교수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으로 ‘소 바이러스성 설사증(BVDV)’ 감염에 면역력을 가진 송아지 생산에 성공했다.
BVDV는 돼지 콜레라 바이러스와 같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가축 질병을 일으키는 페스티바이러스로 분류된다.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감염된 소는 급성설사와 고열, 구강 궤양, 폐렴 등 중증 질병을 나타낼 수 있고 심하면 폐사하기도 한다.
특히 임신한 소의 감염은 태아감염으로 이어져 유산이나 기형발생률을 높인다. 태반에서 살아남아 출생한 송아지도 지속성 감염(PI) 보균 개체가 되어 전 생애동안 바이러스를 배출해 다른 소들을 감염시킨다. 이 경우 송아지가 겉으로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응이 늦어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축산업계가 1960년대부터 실시하고 있는 BVDV예방백신은 확산이 빠르고 변이가 쉬운 바이러스의 특성상 완벽한 제어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한다. 현재 뚜렷한 치료약은 없는 상태라서 악성 변종의 출현에는 대응이 더 어려울 수 있다.
연구팀은 BVDV에 취약성을 유발하는 소수의 아미노산을 변경하고 CD46은 건드리지 않았다. CD46은 T세포에 의한 염증 반응을 조절하고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을 연결해 세포 면역 반응을 미세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수용성 분자로 BVDV와 결합한 이후 바이러스의 유입을 촉진시킨다.
연구팀은 CD46을 놔둠으로써 정상적인 소의 기능을 모두 유지하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었다. 실제로 그들이 탄생시킨 유전자 조작 송아지 ‘진저’는 생후 20개월이 될 때까지 부작용 없이 정상적이고 건강한 모습을 보였다. 벤더 레이 교수는 후속 연구에서 진저의 품종인 기르(Gir) 외에도 다른 품종의 복제 필요성을 전했다. 또한 진저가 임신하면 태아까지 모니터링돼 연구가 진행된다.
벤더 레이 교수와 미국가축연구센터(USMARC)의 마이클 히튼은 “유전자 조작의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래에는 항균제를 사용하지 않게 되어 항균제 내성을 다룰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러스의 원인 제거로 축산농가에는 백신에 대한 비용절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