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가 한 해 평균 7500만원을 벌어들이는 동안 다른 농가는 절반도 못 버는 등 영농형태별로 소득 편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농업의 구조 변화’를 보면 2019년 농가소득은 4118만2000원으로 2000년 2307만2000원이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990년(1102만6000원)에 비하면 4배가량 불어난 셈이다.
농가소득은 농업·농업외·이전·비경상 소득으로 구분한다. 농업소득은 2000년 1089만7000원에서 지난해 1026만1000원으로 줄었지만, 농업외 소득은 743만2000원에서 1732만7000원으로 1000만원가량 증가했다. 각종 보조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이전 소득도 473만3000원에서 1123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적인 농가소득은 올랐지만 영농형태별로 들여다보면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축산농가는 지난해 연간 7546만6000원의 소득을 올렸다. 반면 과수농가(3527만3000원), 논벼농가(3024만6000원), 채소농가(2884만4000원), 특용작물농가(2716만3000원) 등은 축산농가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20년 전인 2000년 축산농가 소득이 3000만원(2981만6000원)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지금은 당시보다 2.5배나 뛰었다.
같은 기간 논벼 농가는 1060만원, 과수 농가 540만원, 채소 농가 930만원 소득이 증가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된다. 20년 전 3257만2000원을 벌어들이던 특용작물 재배 농가는 지난해 2716만3000원으로 오히려 소득이 540만원이나 줄어드는 등 축산농가를 제외하면 농촌 지역 살림살이가 썩 나은 편은 아니다.
연간 1억원의 농축산물 판매고를 올린 농가는 지난해 3만5000가구로 2002년 1만가구에 비해 크게 늘었고,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농가도 2만5000가구에서 5만2000가구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500만원도 채 팔지 못하는 농가가 51만7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절반(51.4%)을 넘게 차지했다. 5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14만1000가구(14.0%),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미만 19만8000가구(19.6%)로 연간 판매액이 3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가구가 전체 농가의 85%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농업생산액 비중도 축산은 2000년 8조820억원에서 지난해 19조7710억원으로 급증했다. 채소 역시 3조4330억원에서 11조1270억원으로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촌 사회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계속 농사를 짓기 힘든 어르신들이 농사 규모를 줄여 소득도 줄고 있다”며 “축산농가의 경우 비교적 연령대가 젊고, 젊은 농가의 경우 대량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 판매액이나 소득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