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우법 거부권 행사에 따른 전국한우협회 입장문 (전문)
지난 2년여간 한우산업의 어려움 속에서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추진해 온 한우법이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는 기쁨도 잠시, 윤석열 대통령은 하루만에 한우법 거부권을 행사하여 한우농가의 염원은 물거품이 됐습니다.
허탈하고 분합니다. 안정된 한우산업 미래를 위한, 한우산업의 발전과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고자 했지만 결국 정쟁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한우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캠프와 정책협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이후 국민의힘에서도 한우법이 발의되었습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에서 얘기하는 충분한 법적 검토와 여야 협의가 없었다는 설명은 정쟁의 도구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스스로 인정하는 셈입니다.
이 같은 여당의 표리부동은 대통령을 곤경에 빠뜨려 정치적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뿐입니다.
한우법 제정 시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균형감을 잃는다는 주장도 맞지 않습니다. 김치산업 진흥법이 있다고 해서 다른 채소들의 법안이 난립하여 만들어지고 있진 않습니다.
한우는 한민족을 대표하는 민족문화유산 상징입니다. 세계 유일한 특별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한우농가는 침통할 따름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을 비롯한 당국 정부여당은 향후 지속될 소값 하락과 농가 줄도산 등의 사태에 분명한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며, 명료하고 내실 있는 정책을 보이지 않고 재탕 삼탕의 정책을 내보인다면 강력한 한우농가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합니다.
한우는 대한민국 고유의 유전형질과 그 순수혈통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품종입니다. 축산농가의 80%가 한우농가입니다. 그럼에도 산업을 보호하거나 발전시킬 법률이 없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한우산업 지원법은 반복되는 소값 폭락 사태를 미연에 막고 막대한 재정을 쏟지 않게 하기 위한 법률입니다. 우리 후손들은 이런 위기와 불안을 겪지 않고 대한민국이 가진 독자적인 유전자원 '한우'라는 보물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법률입니다.
대한민국 축산의 중심인 한우산업이 어떠한 대내외적 상황에서도 우직하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개별 법률의 제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우법 거부권 재가에 매우 깊은 유감을 표명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이것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우리는 과거 7년간의 우직하고 끈질긴 추진력으로 음식점원산지표시제 법제화 관철시킨 저력이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다시 소처럼 우직하게 한우법 제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좌절하지 않고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지역을 순회하며 한우법 제정에 담아야 할 정책과 가치에 관한 한우농가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보다 정교하게 다듬겠습니다.
또한, 여야와의 충분한 협의와 공감대 형성에 그치지 않고 공청회, 여야 합동 토론회 등 여야가 일치된 인식으로 원활히 한우법 제정에 이를 수 있도록 입법활동과 법령 정비에 역량을 더욱 집중하겠습니다.
한우산업지원법 국회 통과까지 열렬한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한우농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제22대 국회에서 더욱 완성도 높은 한우법 제정이라는 희망을 다시 걸어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